[기고 문동연] 우리를 바로알자

문동연 승인 2024.05.02 12:18 의견 0
문동연 자유기고가 [사진=더코리아저널]


[기고 문동연] "우리를 바로알자"

요즘처럼 답답한 현실에서 우리에게 힘 을 주는 소식들이 있었다.

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뉴욕대의 토머스 사 전트 교수가 서울대에 부임한다.

그의 부임이 뉴스가 아니라 그가 한국을 택 한 이유가 관심을 끌었다.

그 는 “한국은 경제학자라면 꼭 한번 연구해 보고 싶은 나라”라며 “한국 역사와 경제는 기적 그 자체” 라고 말했다.

중국의 인권 변호사로 세계의 주목을 받으 며 미국으로 옮긴 천광청(陳光誠)이 첫 공 식회견을 했다.

그는 “중국 정부는 서방의 민주주의를 그대 로 모방할 수 없다고 하나, 한국과 일본처 럼 동양에도 모범적인 민주주의 나라가 있다” 면서 중국은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.

이런 말들을 뒷받침해 주는 통계도 발표됐 다.

한국이 인구 5,000만명 이상에, 소득 2만 달러 이상의 나라인 20-50 클럽에 가입한 다는 얘기다.

세계에서 일곱 번째다.

앞선 나라들은 미국, 일본, 영국, 프랑스, 독 일, 이탈리아다. 모두 선진 강국들이다.

가슴이 뿌듯하지 않은가. 감사하지 않은가. 밖에 서 보는 우리와 안에서 생각하는 우리 는 너무 다르다.

거울을 보지 않고는 자기 얼굴을 알 수 없 듯이, 밖을 통하지 않고는 내 모습을 잘 모 른다.

밖에서는 우리를 부러워하며 배우고 싶어 하는데, 정작 안에서는 세계 최악의 나라인 북한을 배워야 한다는 주사파들이 판치고 있다.

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. 아 니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를 얼마나 비하하면서 지내는가. 백조인 줄 모르고 미 운 오리라며 괴로워하는 꼴이다.

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어 놓고도 지지리도 못난 때를 잊지 못해 거기에 얽매여 있는 게 우리 모습은 아닌가.

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. 고난과 부끄러운 시 절이 있었던 것을 부인하자는 말이 아니다

그 시절을 극복하고 이처럼 자랑스러운 나 라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방점이 찍힌 역사 를 다시 써야 한다. 그리고 그 역사를 가르 쳐야 한다.

한국의 이 같은 성취는 어떻게 가능했던 것 일까?

한국의 발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갖는 공 통된 질문이다.

하버드대의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문화적인 접근을 했다.

한국의 발전은 일본· 중국· 싱가포르 등과 같이 유교문화의 덕이라고 했다.

물론 그것도 한 요인이다.

어떤 사람은 새마을운동을 원동력으로 꼽 는다.

그러나 그뿐일까? 세계 구석구석으로 보따 리를 들고 다닌 무역 일꾼, 나라를 지킨 군 인, 아이들 교육에 온몸을 바친 부모들….

발전 요인을 찾자면 수천, 수만 가지가 넘을 것이다.

이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는 것은 아마 불 가능한 작업일지 모른다.

사회과학에서 가장 과학화 되었다는 경제학 조차 불과 몇 가지 요인만을 감안한 모델이 라는 것을 만들어 그것으로 경제현상을 설 명 ·예측하려 한다.

그러니 어떤 경제학자도 금융위기를 예측 하지 못했다.

하물며 한국의 발전 같은 총체적 현상을 몇 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.

그래서 ‘기적’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.

이 세상 어디서도 다시는 한국 같은 나라가 나올 수 없을 것 같다.

이성과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을 우 리는 기적이라고 말한다.

샤머니즘으로 본다면 운과 운명이요, 종교 적으로 말한다면 신의 섭리다. 신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기로 예정했기 때문이다.

그 이유는 모른다. 기나긴 세월 고난을 겪은 우리가 불쌍해서 인지, 아니면 어떤 사명을 맡기기 위해서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.

뒤돌아 보면 역사의 고비마다 우리는 현명 했다.

안보를 먼저 튼튼히 한 뒤 경제성장을 이루 었고, 그리고 민주주의를 완성했다.

이 순서가 거꾸로 됐더라면 지금의 우리가 될 수 없었다.

우리로서는 이러한 결과를 감사히 받아들 이고, 책임 있게 처신을 해야 한다.

지금의 결실을 어느 한 계층이나 세력이 독 점해서는 안 된다. 여기까지 오는 데 모두가 참여하고 애썼기 때문이다.

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우리를 ‘동방의 등불’ 이라고 불렀다.

일제 탄압을 받던 고난의 시절이었는데도 이미 우리의 싹을 보았던 것 같다.

“그 등불이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 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.”

세계는 경이로운 눈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.

경제발전과 성장이라는 면에서 우리는 일정 궤도에 올랐다. 이제는 가치 있는 공동의 삶 에 신경을 써야 한다.

지금까지 보수적 가치가 우세했다면 앞으로 는 진보적 가치와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 다.

단 조건이 있다. 진보에서 친북은 철저히 분 리해 내야만 한다.

그래야 순수한 진보가 더 성장할 수 있다. 나라의 균형을 위해서다.

과거 우리와 비슷한 길을 걸었던 아시아·아 프리카 나라들이 고난 속에서 성장한 우리 를 지금 바라보고 있다.

그들은 제국주의 역사를 가진 선진국들을 바라보지 않는다.

그 구미 선진국들은 금융위기, 포퓰리즘, 정 신의 쇠락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.

그들의 깃발은 이미 색이 바랬다.

우리가 새 깃발을 만들어야 한다.

번영과 행복, 자유와 책임, 개인과 전체가 조 화된 나라, 그 깃발 높이 들어 그들의 길잡이 가 되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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